루체른의 유람선과 카펠교(호수의 낭만) → 시옹성(역사의 건축) → 밀라노(여행의 완성)
루체른. 카펠교를 만나다.

저녁 7시경 루체른에 도착했다.
반짝이는 조명에 새하얀 산과 맑은 레만호수의 물,그리고 그를 가로지르는 카펠교를 만났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 삐걱 대는 소리가 마치 과거에 그들과 함께 숨쉬는것 같았다.
숙소가 멀지 않아 새벽에도 저녁에도 나와서 카펠교의 뷰를 즐겼다.
리기 쿨름, 해발 1,797m. ‘산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 산 정상.
다음날.리기산으로 가는 유람선을 탔다.1등석은 2층 ,2등석은 1층으로 분리가 되어있었다.
1층도 나쁘지 않았지만,기회가 되면 1등석의 뷰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보았다.겨울 비수기 시즌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선내의 카페테리아도 있어서 담소를 놔누는 것도 좋았다. 루체른 호수에도 1901년부터 1928년 사이에 건조된 증기선 5척이 지금도 운항하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내륙 호수로는 세계 최대의 증기선 선단이라고. 다음에 오면 그 증기선도 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비추나우 선착장에 도착해서 9분뒤에 리기쿨룸으로 가는 산악열차 오른쪽 좌석을 사수하기 위해 바쁜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과는 대성공^^.
유럽 최초의 산악철도인 리기 철도는 1871년에 개통된 유럽 최초의 산악철도. 벨 에포크 시대의 유산이다.
해발 1,797m로 올라가는 열차옆으로 거대한 나무들을 보고 자연의 장엄함 보다 ,자연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정상에 올라 눈썰매를 탈라고 만반의 준비를 했겄만,이 날 눈이 너무 와서 운행을 하지 않아 몹시 안타까웠다.
스위스 알프스를 원도 한도 없이 보고 ,하산했다. 루체른은 카펠교와 빈사의 사자상과 로렉스가 다 한듯 하다.^^
마트에서 상추 꽃다발!!!!과 삽겹살을 사와서 맛나게 구워 먹었다.

루체른 숙소는 카펠교와 가까웠고, 역시 숙박비는 만만치 않았다. 모든것이 완벽했다. 그런데 욕조 샤워기가 고장나서 물은 퍼서 샤워를 했어야 했는데.. 물을 뜰 도구가 없었다. 숙소에서는 고쳐 주겠다만 하고 별 다를게 없었다.애초에 믿지도 않았다.여행하면서 숙소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고쳐주는 걸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어차피 여행자들이고 2~3일이면 체크아웃이니 버티는 거다.ㅡㅡ;;
대야가 있는것도 아니고.그래서 냄비를 바가지 삼아 샤워를 마쳤다.일행끼리 얼마나 웃었는지,,
아직도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우아한 벨에포크 여행에 웬 냄비 바가지냐고 ㅋㅋ
루체른에서 밀라노로 — 베르니나 특급을 놓치다
오늘의 여정 :루체른-쿠어(환승)——(베르니나 특급열차)—-티라노—-(이태리 지역 열차)—–밀라노 중앙역

루체른에서 밀라노까지, 아찔했던 플랜 B의 기록
루체른을 떠나는 날 아침, 새벽 공기를 뚫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은 루체른에서 티라노를 거쳐 밀라노까지, 베르니나 특급열차를 타고 알프스를 넘기로 계획한 날.
“이럴 리가 없는데…”

쿠어행 열차에 몸을 실었지만, 기차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정확한 시계를 만드는 나라, 스위스’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출근길에 오른 현지인들조차 급히 기차에서 내려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당황해 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지금 출발하지 못하면, 오늘 루트 전체를 다시 짜야 해.’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선로 문제로 출발이 지연된다는 안내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속이 울렁거릴 만큼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결국 고대하던 베르니나 특급열차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단 마음을 비우자. 어차피 목적지는 같으니까.”
밀라노 중앙역까지 무사히 도착해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두뇌 회로를 풀가동했다.
특급열차 대신 일반 기차로 루트를 즉시 수정, 일명 ‘플랜 B’에 돌입했다.
자유여행의 묘미라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아찔한 현실이었다. 밀라노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을 수 없었다. 인솔자가 모든 것을 챙겨주는 패키지 여행이 살짝 그리워지기도 했다. ‘나는 왜 늘 사서 고생을 하는 걸까?’라며 잠시 스스로를 다독여야 했던, 여행이 준 긴박한 교훈이었다.
긴박했던 티라노의 소동, 그리고 밀라노의 밤
사실 베르니나 특급열차를 예약할 때, 1등석 업그레이드는 하지 않았다. 파노라마 통창 보다는 창문을 아래로 열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유리창 너머로 알프스의 시원한 바람을 직접 맞고 싶었서였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탁월했다. 특급열차의 편리함은 조금 아쉬웠지만, 일반 열차만이 가진 소담한 정취가 오히려 여행의 맛을 살려주었다. 이번에 놓친 베르니나 특급은 다음 기회를 위한 숙제로 남겨두었다.


기차안에서 커피 한잔은 낭만 곱배기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리의 생존 식사 감자,-.
유럽감자는 너무 맛있다.대용량 팩에 담겨 있어 요긴한 식사가 되었다.
덕분에 다음 여행은 고타드 파노라마 열차를 타고 루가노를 거쳐 밀라노로 들어가는 루트를 계획해 보는 즐거운 상상도 하게 되었다.


10분의 기적, 티라노에서 밀라노까지
티라노에 도착하자마자 제네바에서 부친 짐을 찾아, 밀라노행 열차로 뛰어갔다. 환승 시간은 단 10분. 마음이 급해 역 직원에게 사정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직원의 신속한 처리 덕분에 극적으로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작은 간이역에서 벌어진 이 숨 막히는 일 처리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소름 돋는 순간이다! (^^)
밀라노에 도착해서는 브레라 미술관의 예술적 기운을 느끼고, 아페리티보로 허기를 달랬다. 겨울 밤의 나빌리오 운하를 걸으며, 긴장과 안도로 가득했던 긴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했다.

그 깊은 예술의 감동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버튼을 클릭해 보세요
밀라노, 새벽의 시간 (두오모 새벽 미사, 청동 문 앞 기도)
밀라노에서의 마지막 날은 해가 뜨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두오모 성당의 새벽 미사, 관광객이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성당 안은 고요했다.
청동 문 앞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다리를 만지며 드린 기도로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기도했을 그곳. 잠시 멈추어 섰다.
스포르 체스코 성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조각, 론다니니 피에타.
미완성으로 남겨진 이 작품 앞에서, 완성되지 않은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다.
오랜 버킷리스트 “겨울 유럽여행” 미션 클리어 했다.
딸아이의 스위스 패스의 가성비와 일행들의 여행 의지로 시작된 여정 이였다. 이행들에겐 처음 맞이 하는 유럽이였고,나에겐 20여전의 추억의 장소를 곱씹는 여행이였다.딸아이는 스위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시간이였다.
보석을 만지는 손으로 유럽을 만지면, 같은 거리도 다르게 보인다.
빛이 돌에 스미는 각도를 읽듯이, 건축물에 스며드는 아침 빛을 읽는다.


에필로그 by 보석디자이너 YOON
벨 에포크(Belle Époque) —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유럽이 가장 평화롭고 풍요로웠던 시대.
미셸 들라크루아가 그린 파리의 겨울과, 내가 걸었던 몽트뢰의 겨울이 같은 시대의 공기를 품고 있었다는 것.
몽트뢰에서 탔던 기차 이름이 ‘골든패스 벨 에포크’였다는 것. 그 객실이 벨 에포크 시대 열차를 재현한 것이었다는 것.
몽트뢰 자체가 벨 에포크 시대 유럽 상류층의 휴양지였다는 것.
밀라노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가 벨 에포크 시대 유리 아케이드 건축의 걸작이었다는 것.
다음에는 의식하며 찾아가고 싶다. 그 시대의 장인들이 남긴 아름다움을 따라, 다시 걸어볼 생각이다.
로잔에서 운항하지 않아 오르지 못했던 CGN 벨 에포크 증기선.
1910년에 건조된 그 증기선을 일정에 맞추어 1등석 상갑판에서 레만 호수를 건너보고 싶다.
인터라켄을 거쳐 루체른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짜 봐야겠다. 루체른에서 올려다만 보았던 유람선 상갑판에도 올라가보고 싶다.
그리고 고타드 파노라마 루트도 다음 일정에 넣어보려 한다.
depuis1998. 보석을 다듬으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왔다. 보석 하나를 세팅할 때도 빛의 각도, 금속의 질감, 돌의 깊이를 읽는다.유럽의 건축과 예술 앞에 서면, 같은 감각이 작동한다.
벨 에포크 시대의 장인들이 건물 하나, 기차 객실 하나에 쏟아부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 그것이 내가 이 시대에 끌리는 이유다.
쥬얼리 디자이너가 보석을 세팅하듯, 여정의 모든 순간에 빛을 넣는 여행.
루체른의 차가운 호수에서 밀라노의 화려한 미학까지, 벨 에포크를 찾아 떠난 길 위에서 보석보다 빛나는 기억들을 수집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길 위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영감을 발견한다.
여러분의 일상에도 이 여행의 조각들이 작은 빛으로 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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